박이현 - I ON THE STREET

17세의 당찬 소녀 피아니스트 박이현의 1집 앨범 [I on the Street]가 ‘오디오가이’에서 출시되었다. 대안학교인 삼무곡 자연예술학교에 재학중인 박이현 양은 심지어 체계적인 음악교육도 받지 않았다. 음악학원에서 바이엘을 배운 것이 그가 배운 피아노교육의 전부이다.

이런 그녀의 이력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어린 나이에 전곡을 작곡하고 연주한 데뷔 앨범을 제작하였다는 것은 놀라움을 자아낼 만하다. 게다가 이번 앨범은 재즈와 클래식으로 국내에서 뚜렷한 색깔을 보이며 수준 높은 음반을 만드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는 오디오가이에서 제작하였다. 그만큼 제작단계에서 이미 음악성을 인정받았다는 반증이다.

[I on the Street]에 수록된 12곡은 아주 쉽고 단순한 선율들이지만, 음악과 앨범에 대한 아티스트의 과도한 욕심이 느껴지지 않아 반복해서 들어도 싫증나거나 억지스럽게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들으면 들을수록 자연 속에서 나뭇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나 계곡을 조용히 흐르는 물소리와 같은,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가는 우리들은 쉽게 놓치고 지나가는 자연의 수많은 아름다운 소리를 닮은 피아노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음악이라는 것이 철저하게 숙련된 장인들의 현란한 기술 위에서만 태어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예술이라는 것은 늘 우리 곁에 있지만 다만 우리의 감성이 그것에 손을 뻗어 가슴 안으로 가지고 올 수 있는 여유가 부족했을 뿐이라는 것을 박이현 양의 음악을 통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