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유나 - COMMA

2007년
당시 일본의 감성을 흔들던 윤석호 감독의 드라마 봄의왈츠 ost ‘Flower’로 일본에서 먼저 데뷔한 [유나]

열여섯 어린 나이 그녀의 음악적 감성이 윤석호의 드라마에 선택을 받았다는 사실이 가요계의 화제였다. 그 때 그 노래만으로 유나가 단지 열여섯 수줍음 많은 소녀였다는 것을 상상해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후 8년간 꾸준히 음악을 발표해왔고 1집 수록곡 [Paradise]는 MBC 인기예능 [스친소]에 배경음악으로 소개되어 일정한 상업적 성공을 얻기도 했지만 k pop으로 브랜드가 되어버린 우리 음악의 흐름을 볼 때 그녀의 음악모드는 일종의 역주행이었다. 그리고 이 가을 음악으로만 승부를 걸어온 노력이 만들어낸 두 번째 정규작 [COMMA]로 음악적 역주행의 정당성을 스스로 증명해낸다. 정규 1집 the peacock 이후 5년만에 발표되는 맹유나의 정규 2집 COMMA는 ‘당신에게 주는 쉼'이라는 테마로 맹유나 자신뿐만 아니라 그녀의 음악을 듣는 모든 사람에게 쉼이 되고 싶다는 의미를 담은 앨범이다.

1집 이후 3장의 디지탈 싱글과 두번째 미니앨범으로 분주히 달려온 그녀는 2집 앨범 COMMA를 기획하면서 ‘지금 이 시점에서 그동안 해온 음악을 압축적으로 정리하고 싶다'고 말하며 특히 이번 앨범에서 맹유나가 재즈에의 애정을 처음으로 자신의 음악에 시도한 흔적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최근 다양한 장르의 융합으로 주목받고 있는 재즈뮤지션 윤석철과 1년 넘게 스승과 제자로 지내온 그녀는 이번 앨범에 그 경험을 고스란히 녹여내리면서 ‘앞으로의 제 음악에서 재즈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며 그녀가 앞으로 시도할 음악을 기대하게 한다. 또 이번 앨범이 그녀 자신에게 쉼 뿐만 아니라 쉬어가는 앨범 나아가서 음악을 듣는 모든 사람에게도 휴식같은 앨범이 되고 싶다며 발라드, 미디엄템포, 모던락, 오케스트라, 포크, 재즈 등의 다양하고 완성도 있는 음악들로 채워진 2집 앨범 COMMA는 듣는 이에게 종합선물세트가 되는데 부족함이 없다. 이번 2집 앨범 타이틀인 그녀의 자작곡 [Let's Dance]는 맹유나의 재탄생을 과시하는 작품으로 노라존스, 샤데이의 재즈적 감성이 엿보이며 곡 중간 부분에 시작되는 간주의 아름다움을 윤석철의 재즈피아노가 리드한다. 또한 후반부의 스캣과 허밍이 만들어내는 절묘한 조화는 크리에이티브한 뮤지션으로의 음악적 시도를 보여주기도 한다.

25살 여자뮤지션의 농익은 음악적 감성
이 불합리한 용어가 별로 어색치가 않다.
올 가을 워너비 송으로 강추

1. Let’s Dance
이번 2집 타이틀곡인 Let’s Dance는 새롭게 시도하는 맹유나의 재즈에의 관심을 재즈피아노의 핫 아이콘 윤석철의 편곡으로 매력있게 풀어낸 리듬앤블루스 곡이다. 그동안 그녀가 시도하지 않았던 묵직하면서도 관능적인 느낌을 이번 타이틀곡에서는 여과없이 발휘해 또 다른 그녀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 후 아파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여자의 모습을 표현한 곡으로써 반복되는 후렴구가 유혹적이면서도 곡 후반부에 나오는 인상적인 스캣과 허밍 코러스가 마치 그레고리 성가를 듣는 느낌마저 주면서 곡의 제목처럼 모두 다같이 춤을 추고 있는 느낌을 당신은 받을 것이다.

2. Paradise
그녀의 데뷔곡이자 MBC 예능 프로그램 ‘스친소'의 삽입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곡으로 당시 맑고 경쾌하면서도 세련된 멜로디의 제이팝으로 선보였던 곡이 재즈와 팝발라드를 적절히 융화한 재즈스타일의 곡으로 재탄생되었다. 윤석철의 편곡과 그가 속해있는 윤석철 트리오의 연주로 감미로운 재즈의 느낌을 제대로 만끽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3. Luv (Orchestra Ver.)
최근 SBS 드라마 ‘열애'의 삽입곡으로도 익숙한 Luv는 맹유나의 1집 앨범에 먼저 수록된 곡으로 어쿠스틱하면서도 감성적인 센티멘탈 팝 발라드곡을 보다 세련되고 정교한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원곡의 감성을 한층 배가시킴으로써 더욱 애절한 사랑 감성을 불러 일으킨다.

4. Cherry Pie
맹유나의 청아한 목소리와 그녀만의 톡톡 튀는 가사와 멜로디가 돋보이는 모던락의 곡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맛있는 체리파이를 만들어주는 순수한 소녀의 모습을 생각하며 만든 곡으로 푸른하늘의 유영석이 프로듀싱을 맡아 음악적으로 한 층 더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다같이 노래하며 따라 부르기 쉬운 반복되는 멜로디가 귀에 쏙쏙 들어오는 것이 중독성 있는 매력 만점의 곡이다.

5. 바닐라봉봉
밝고 경쾌한 리듬이 돋보이는 모던록의 곡이다. 평범한 현대 여성의 일상을 통해 사랑이 시작될 때의 설레임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가사가 노래를 한층 더 감칠맛나게 돋군다. ‘예쁘게 섹시하게~’ ‘너무 좋아 죽겠어’ 같이 톡톡 튀는 가사와 독특한 멜로디가 듣는 사람의 귀를 기분좋게 하는 곡이다.

6. 반달곰 Forever
SBS 다큐멘터리 ‘자연으로 돌아간 반달가슴곰' 사운드트랙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반달가슴곰을 향해 부르는 가슴 따뜻함이 느껴지는 곡이다. 특히 앞부분의 아이리쉬 휘슬소리가 곡의 따뜻함을 한층 더 살려주고 있으며 그녀의 맑은 목소리가 반달곰을 향해 속삭이는 듯한 휴머니즘이 느껴지는 곡이다.

7. For You
스타일리쉬 뮤직으로 심플하고 잘 정제된 어레인지와 팝 아트를 연상케 하는 맹유나의 몽환적인 보컬과 전개 부분에서 화려하게 펼쳐지는 코러스, 기타의 끝없는 구애의 속삭임이 돋보이는 곡이다. 피리 연주가 권병호의 아이리쉬 휘슬연주가 곡의 도입부를 한층 더 포근하게 감싸주며 서정적인 멜로디와 맹유나의 따뜻한 음색이 어우러져 듣는 이의 맘을 감성적이게 어루만져 준다.

8. 내 마음은 외로운 풍차예요
프렌치 팝 스타일의 목가적이고 문학적인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묻어나 그녀의 청순함이 노래 전체에 묻어있어 프로방스를 느끼게 해준다. 권병호의 하모니카 연주로 바람에 실려 멀리 날아가는 그리움을 주고 오븐에서 갓구운 행복한 빵 향기처럼 기타와 여러 악기가 이야기를 하듯 듣는 이의 가슴을 행복하게 하는 프렌치 팝이다. 팝아트 뮤직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는 곡이다.

9. 묻지마
감성적인 멜로디와 세련된 편곡이 잘 어우러진 곡으로 이별의 상처를 대하는 한 여자의 두가지 마음을 잘 표현한 가사가 듣는 이의 공감대를 불러 일으킨다. 특히 가사의 내용은 슬픔을 띠고 있지만 곡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그루브로 인해 나도 모르게 어깨를 들썩이게 되는 기묘한 곡이기도 하다. 호소력 있는 보컬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그녀의 성숙함과 색다른 모습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