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틱한 인생의 끝에 "노래"가 있었다. 이지 리스닝 팝의 기대주,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루머!!
영국 플래티넘 세일즈 기록!
아마존 US Top 10, i-tunes 앨범차트 7위 기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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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뮤직바에서 흘러나올듯한 카펜터스 풍 70년대 이지리스닝 팝의 감수성을 그대로 간직고 있는 매력적인 보이스의 여성 싱어송 라이터 루머. 첫 싱글 ‘Slow’ 가 영국에서 라디오 전파를 탄 날 방송국은 카펜터스의 미발표곡인지를 문의하는 전화와 이메일이 쇄도 했다고 한다. 버트 바카락은 이 곡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아 직접 루머를 집으로 초청했고 데뷔앨범에 참여해 주었다.
아버지의 전근으로 파키스탄에서 태어난 루머는 근 10년을 TV나 신문없이 지며 오빠에게 선물받은 기타를 독학하고 가족들과 함께 노래와 작곡을 했다. 십대에 영국에 돌아온 루머는 처음으로 TV를 접했고, 문화적 충격에 빠져 정신없이 뮤지컬과 영화와 음악을 섭렵했다. 또한 10대에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는 큰 성장통을 겪게되는 등 이러한 평범하지 않은 청소년기는 싱어송라이터로서 그녀의 음악세계에 큰 영향을 주게된다. 질풍노도의 10대를 보낸 후 공동체 생활을 하며 언더그라운드에서 음악활동을 하다 [Slow]를 발표, 전 영국에 큰 충격을 준 후 드디어 31세에 메이저 음반사인 아틀란틱과 싸인을 하게된다.
이미 국내 컴필앨범을 통해 소개된 “Slow”는 노라 존스를 연상케하는 재즈풍의 곡으로 아날로그적 감성을 찾는 국내 음악팬들에게 블로깅되며 입소문을 타고있다. 영화 ‘굿바이걸’의 주제곡을 루머의 스타일로 리메이크 한 ‘Goodbye Girl’은 국내팬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올 트랙이며, iTunes 선호도에서 가장 좋은 반응을 얻은 ‘Take Me As I Am’는 더스티 스프링필드의 보이스를 연상케 하는 은은함으로 우리 귀를 사로잡는 다. “Seasons of Soul” 은 “시간의 흐름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들이 다시 찾아 듣고 또 듣게 되는 퀄리티의 음악을 만드는 것이 목표” 라고 전한 루머의 매력이 가득 담긴 곡들로 채워져 있다.
깊은 밤 천천히 듣고 싶은 노래 “Slow" (영국 BBC Radio, Smooth FM 선정 “Record of The Week”)
"카렌 카펜터스와 캐롤 킹을 방불케 하는 순수한 보이스" - 영국 가디언 지
당신이 버트 바카락, 카펜터스의 팬이라면 반드시 들어야 할 앨범!!
70년대 이지리스닝 팝과 재즈팝의 따뜻한 공존
영국 싱어송라이터 RUMER의 첫 앨범 [Seasons Of My Soul]
앨범의 첫 곡 ‘Am I Forgiven?’을 듣자마자 누군가의 이름이 떠오른다면, 그는 분명 순수하고 소박했던 70년대 팝 음악에 대한 추억이 많은 이가 분명하다. 어쩌면 2010년 첫 앨범을 발표하기 이전에 공개했던 첫 싱글 ‘Slow’을 듣고 이미 70년대로 돌아간 듯한 환상을 경험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카펜터스(Carpenters) 말이다.
루머(Rumer)는 1979년에 태어나 2010년에 데뷔 싱글 ‘Slow’를 발표하며 주목받은 후 막 겨울로 접어들던 2010년 11월에 데뷔 앨범 「Seasons Of My Soul」을 발표한 영국 여성 싱어송라이터다. 본명은 사라 조이스(Sarah Joyce). 루머라는 예명은 수십 편의 소설로 이름을 알린 20세기 영국 소설가 루머 고든(Rumer Godden)의 이름에서 따왔다. 삼십대 중반에야 첫 앨범을 발표했던 싱어송라이터 레너드 코헨(Leonard Cohen)과 비교하면 늦었다고 보기도 어렵지만, 삼십세를 넘겨 첫 앨범을 발표했다는 사실만 보면 꽤 늦은 데뷔다. 루머는 첫 싱글 ‘Slow’를 통해 주목받는 아티스트 대열에 올라선 뒤 발표한 첫 앨범이 벌써 골드를 기록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부모는 영국 태생이지만 특이하게도 루머가 태어난 곳은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바마드다. 루머의 아버지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파키스탄의 타벨라 댐 공사 수석 엔지니어였다. 이 거대한 공사를 위해 파키스탄으로 가족 전체가 이주해야 했고, 루머는 그때 거기에서 태어났다. 7남매 가운데 막내로 태어난 루머는 당시에는 알려지지 않은 출생의 비밀이 있었다. 그녀의 진짜 아버지는 파키스탄에 머물 때 요리사로 고용한 파키스탄인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건 그녀가 일곱 살 때였다.
지극히 사생활 영역에 속하는 이 이야기를 꺼낸 건 지금 듣고 있는 루머의 첫 앨범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대부분 자신의 이야기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물론 누가 진짜 아버지인가를 따지는 막장 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그녀의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이다. 댐 공사가 끝난 후 루머의 가족은 파키스탄에서 영국으로 돌아오지만, 루머는 부모의 이혼이라는 시련을 겪게 된다. 루머는 열여섯 살이 되면서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예술대학에서 드라마를 공부한다. 이때 인디 록 밴드 혼다(La Honda)의 멤버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 무렵 어머니가 암에 걸려 자신의 집 근처로 요양을 하게 되면서 루머는 어머니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2003년에 사망한다. 이때부터 루머는 본격적으로 곡을 쓰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있는 또 다른 가족 이야기가 있다. 파키스탄에 머물 때 루머를 비롯한 가족은 TV는 물론이고 신문도 읽지 못하면서 당시 대중문화를 접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 무렵 루머의 문화생활은 가족 전체가 모여 노래 부르는 것 정도였다고 한다. 이때 경험은 이후 루머의 음악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앨범에 수록한 데뷔 싱글 ‘Slow’와 ‘Come To Me High’는 이 시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곡이다. 루머는 파키스탄에 머물 무렵 오빠가 준 기타를 혼자 공부했고, 이는 나중에 그녀의 음악에서 소중한 경험이 된다.
앞서 대중문화를 접할 수 없었다는 걸 이야기한 이유는 자신이 카펜터스의 카렌 카펜터(Karen Carpenter)와 흡사한 보이스와 스타일을 갖고 있지만 결코 모방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카렌 카펜터와 비슷하게 들리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확실히 그건 모방이 아니다. 설령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당대는 아니다. 1979년생인 루머가 카펜터스가 누구인지 알기도 전인 1983년에 카펜터스는 거식증에 걸린 카렌 카펜터의 사망으로 해산한 상태였다. 그러니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어쨌든 루머의 음악을 들으면 누구나 카펜터스를 떠올리게 된다. 마치 카렌 카펜터가 부활한 듯하다. 여기에 더해 버트 바카락(Burt Bacharach)이 만든 곡처럼 부드럽고 로맨틱한 팝이 흐르면 억지로 꾸미려 하지 않아도 70년대 팝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담아낸다. 첫 싱글 ‘Slow’는 이런 경향을 대표하는 곡이다. 하지만 두 번째 싱글 ‘Aretha’를 들으면 또 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마치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의 노래를 카렌 카펜터가 노래하듯 팝과 리듬앤블루스가 우아하게 공존한다.
어느 면에서는 팝과 재즈의 경계를 오가는 노라 존스(Norah Jones)의 분위기를 감지할 수도 있다. 이를테면 ‘Thankful’에서는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처럼 우아한 연주를 타고 흐르는 루머의 보컬을 경험할 수 있다.
첫 싱글 ‘Slow’는 루머의 음악 인생에서 중요한 멘토가 되는 프로듀서이자 작곡가 스티브 브라운(Steve Brown)을 만난 후 작업을 시작해 완성한 곡이다. 첫 싱글 ‘Slow’는 차트 16위까지 진입했고 곧이어 발표한 ‘Aretha’ 역시 주목받았다. 이 두 곡의 성공으로 워너 산하의 애틀랜틱 레코드와 계약을 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까지 작업한 곡을 모아 데뷔 앨범 「Seasons Of My Life」를 발표할 수 있었다. 프로듀서는 그녀의 멘토 스티브 브라운이 직접 담당했다.
그 와중에 또하나의 반가운 일이 생겼다. 앞서 버트 바카락의 로맨틱 팝이 루머의 음악세계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했는데, 버트 바카락이 그녀를 캘리포니아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 것이다. 그녀의 노래를 들은 후 자신이 쓴 몇 곡을 녹음하게 했고, 그 결과물은 EP 「Rumer Sings Bacharach」(2010)에 담겨 있다. 현재 그녀는 버트 바카락을 비롯해 줄스 홀랜드(Jools Holland), 엘튼 존(Elton John)이 그녀의 음악에 애정을 표하고 있다. 루머의 음악에서 70년대의 영롱했던 팝의 향기를 그들도 느꼈다는 사실을 이야기해준다.
흥미로운 데뷔 앨범 「Seasons Of My Life」는 루머의 로맨틱 팝을 만끽할 수 있는 앨범이지만, 가사는 그녀가 경험한 삶을 음악으로 옮겨놓은 음악적 자서전에 가깝다. 앨범의 톱트랙 ‘Am I Forgiven?’은 밝고 경쾌한 팝이지만 내용은 무척 어둡다. 모든 것을 초월한 듯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노래하지만 ‘Goodbye Girl’이나 어머니의 사망 이후 쓴 곡 ‘Healer’ 역시 어둡고 가라앉은 가사를 담고 있다.
그렇지만 그녀의 음악이 항상 슬픔에 잠겨 있는 건 아니다. 버트 바카락이 그녀를 주목한 이유는 자신의 로맨틱 팝을 멋지게 소화해낼 수 있는 새로운 보컬리스트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고, 그 예상은 정확했듯, 루머의 데뷔 앨범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70년대의 로맨틱 팝을 재현했다. 카펜터스의 음악을 듣는 듯한 차분한 ‘Come To Me High’이나 ‘Blackbird’ 같은 곡들은 올드팝 팬들이 사랑하는 바로 그런 따뜻한 70년대 팝이며, ‘Take Me As I Am’이나 ‘Saving Grace’, ‘On My Way Home’ 같은 곡에서는 팝과 재즈를 부드럽게 오가는 데뷔 초반의 노라 존스를 꼭 닮았다.
이후 음악이 여기에서 크게 변화하지는 않을 것 같지만, 루머는 자신의 데뷔 앨범에서 선보인 음악을 다양하게 변주할 수 있는 무한한 재능을 가진 뛰어난 싱어송라이터다. 이후 음악도 기대하게 한다는 의미이다. 루머는 첫 앨범으로 올드팝 팬들에게 대단한 음악적 즐거움을 선사했고, 젊은 음악 팬들에게는 주류 팝과 달리 인간적인 사운드로 가득찬 자신의 음악을 이미 전해주었다. 이미 영국에서 성공을 거둔 늦깎이 신인 루머의 음악은 가을을 닮은 음악이다.
듣는 이에 따라서 사랑으로 가득찬 여름이나 봄이나, 아니면 차가운 한겨울밤에 혼자 듣는 음악일 수도 있다. 아니, 앨범 타이틀을 감안하면 영혼의 계절에 적당한 음악이겠다. 그녀의 음악이 만들어낸 잔잔한 슬픔이나, 따뜻한 고백이나, 마음 속에 조용한 울림을 주는 매력적인 음악은 마치 70년대 이지리스닝 팝을 들으며 느꼈던 차분한 깊이를 우리에게 선사한다.
2011년 3월. 한경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