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실 - TAKE ME HOME

재즈피아니스트 고강실 1집 ‘Take me home’

‘그녀는 피아노를 편안하며 유연하게 다룰 줄 아는 연주자로서, 아름다운 소리를 갖고 있으며, 멜로디에 대한 뛰어난 감각과 하모니에 대한 세련된 접근으로, 서정적이면서도 상상력이 풍부한 곡과 연주를 만들어낸다..’-Bruce Barth네덜란드 암스텔담 음대에서 4년간 Karel Boehlee, Rob van Bavel, Kris Goessens, Hans Vroomans 등에게 사사하며 음악적 깊이를 쌓아온 재즈 피아니스트 고강실이 그동안 작곡해 온 곡들을 모아 첫번째 앨범을 내놓았다.

‘Take me home” 이라는 단순하면서 향수를 자아내는 타이틀의 이 앨범은 전체적으로 섬세하고 서정적이면서 모던한 유럽재즈의 색채를 띠고 있다. 곡들을 하나씩 자세히 들여다 보면 7트랙의 곡들이 각자 서로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것을 발견할수 있는데, 이 곡들을 하나로 연결해 주는 공통점은 모든 곡들이 매우 멜로딕 하다는 점이다. 또한, 그녀의 음악적 발전을 이끌어 준 뮤지션들의 그녀에 대한 공통적인 의견처럼, 다채롭고 화려한 화성적인 팔레트 위에 아름다운 멜로디의 전개가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어떤 이미지들을 떠오르게 한다.우선, 함께 참여한 연주자들을 살펴보면, 현재 한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실력파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끈다. Vocal을 맡은 Sunny Kim은 최근 기타리스트 벤 몬더와 듀엣 공연을 펼치며, 국내외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보컬로서, 뛰어난 곡 해석력과 리치한 보이스로 곡에 감성을 이끌어 준다. 색소폰에 Kenji Omae는 따로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의 화려한 연주 실력으로 이 앨범에 에너지를 실어주고 있으며, 드럼에 조남열, 베이스에 김성수, 기타에 조신일은 네덜란드에서 비슷한 시기에 공부하며 함께 음악적 소통을 해 온 뮤지션들로, 유려한 사운드와 탄탄하면서도 자유롭고 창의적인 연주로 이 앨범에 단단한 기반과 더불어 생생한 활력을 더해준다. 이 앨범은 솔로 피아노, 피아노 트리오, 퀄텟, 퀸텟, 색스텟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구성으로 이뤄져 있다. 각각의 곡이 가지고 있는 색깔을 최대한으로 표현할수 있는 악기 편성을 구성하려 세심하게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대목이다.

타이틀 곡 ‘Take me home’은 앨범에 참여한 6명의 뮤지션이 모두 함께 연주한 곡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긴 여정을 마치며 집으로 돌아가는 설레임, 지난온 여정에 대한 회상 등을 표현한 곡으로, 단순하면서 따뜻한 멜로디와 화성진행에 써니킴의 아름다운 멜로디 표현이 돋보인다. 그녀의 스승이었던 Rob van Bavel이 이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손꼽은 ‘The night before you left’는 피아노 트리오와 솔로 피아노 의 두가지 버전으로 연주되었는데, 이별을 앞둔 연인의 모습을 아련하면서도 드라마틱하게 담아내고 있다. ‘It’s okay’는 힘들고 지치는 삶에 위로를 주는 서정적인 느낌의 곡이며 , ‘Sleepless night’은 다소 난해한 화성으로 날카로운 불면의 밤을, ‘Cecil B Moore’는 고강실이 몇개월간 머물렀던 미국, 필라델피아에 대한 기억을 다이내믹하게 표현해 내고 있다. 이 앨범에 유일한 스탠더드 재즈 곡‘Someday my prince will come’은 원곡의 스위트한 느낌을 그녀만의 모던한 색채를 입혀 전혀 다른 곡이라고 말할수 있을만큼 다른 느낌으로 표현해 냈다.또한, 세계적인 하모니카 연주자Toots Thielemans 등 유럽의 여러 뮤지션들과 함꼐 작업해 온 사운드 엔지니어들이 믹싱과 마스터링을 맡아 진행한 점에서, 유럽적인 사운드를 제대로 구현해 내려한 아티스트의 노력이 엿보인다.올 가을 찾아온 한편의 아름답고 드라마틱한 영화같은 앨범이 여러 사람들의 가을을 풍요롭게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